1. 2026년 주제 : Ways of being
2. 7월 주제 : 영화보다 재미있는 원작 소설
3. 7월 선정도서 :
『폭풍의 언덕』, 『프랑켄슈타인』,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4. 협업 출판사 : 이일상 출판사 X 고요별서
5. 『소설이 세상을 구한다』 서평 시리즈 연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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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 독파민도 아는 만큼 터진다』 by 산책덕후 한국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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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의 시선
여름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아니면 어떻게 지내실 예정이신가요? 이번 호에 고른 세 권은 영화보다 재미있는 원작 소설입니다. 『폭풍의 언덕』, 『프랑켄슈타인』,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소설을 먼저 읽고 OTT로 영화를 보셔도, 영화를 먼저 보시고 소설을 읽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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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읽는 내내 안타깝고 애잔한 건 인물들이었어요. 갇힌 삶을 산 캐서린의 딸 캐시. 아버지에 대한 기억 하나 없이 히스클리프와 함께 살아가야 했던 린턴. 그리고 누구에게도 온전히 사랑받지 못한 채 살아간 히스클리프.
에밀리 브론테는 글쓰기 앞에서 용기를 잃지 않았던 작가였습니다. 도덕과 정숙이 여성을 옥죄던 19세기 영국 사회에서, 파격적인 소재를 써 내려갔다는 점에서요. 무자비하고 거친 인간의 내면을 그토록 교묘하게 파고들었다는 사실에, 당대는 마치 에밀리 브론테를 시대의 반역자처럼 대했다고 합니다.
살아 있을 땐 인정받지 못했지만, 훗날 서머싯 몸과 버지니아 울프의 극찬을 받으며 세계 10대 소설이자 영문학 3대 비극으로 재평가된 작품.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폭력과 인간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갔다는 점에서 너무나 매력적인 소설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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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자연과 인간을 향한 이토록 어둡고 암울한 시선은, 200년 전 인습과 제도를 뛰어넘으려 했던 10대 후반의 메리 셸리가 살던 시대와 무관하지 않을 거예요.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지만, 정작 자신이 만든 존재를 마주하자 외면해버립니다. 흉물스러운 모습 때문에 인간 사회 곳곳에서 혐오와 폭력에 맞닥뜨린 괴물. 결국 추악한 자신을 만든 창조주를 향한 증오심으로 복수를 결심하게 되죠. 인간과 같은 피조물에 대한 작품을 읽으니 책임과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만들어지는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다시 읽어야 할 고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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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예쁘고 아름다운 것, 보이는 것이 중요해진 세상. 못생긴 여자와 잘생긴 남자의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묵직한 잔상이 남는 작품이에요. 우리가 누군가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재단하는 기준 안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것들이 있죠. 끊임없이 등급을 매기고 줄을 세우는 세상에서 우리는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점점 높아지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다수의 마이너리티들이 겪는 소외감. 사람들은 더 비교하게 되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포기하고 체념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소설을 읽는 내내 불편했는데요. "모든 걸 포기한 인간에게 남겨진 한 가닥의 기대. 그것이 희망임을 알 수 있었다"라는 문장에서 믿음을 가져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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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 『타운 하우스』
“그런 남편을 동료들은 좋아하면서도 미워했다. 호감과 미움이 밀접한 감정이라는 걸 은애는 그때 처음 깨달았다.” __ 전지영, ‘맹점’. <타운하우스>중에서
계획 비슷한 것이 모두 사라지고 가장 불안하던 서른 무렵에 권선징악이 보장되는 안식처로 도피했다. 수십 권의 히가시노 게이고와 수만 페이지의 북유럽 스릴러. 지금도 우울한 날에는 (미드를 보거나) 북유럽 스릴러를 읽는다. 그러다 우울과 불안도 일상이라 인정하고 그걸 한껏 끌어안은 책으로 돌아온다.
기후에 적합하지 않은 타운하우스가 있는 불쾌한 계곡(언캐니 밸리)에는 속 시원한 반전이나 결말이 없다. 앞으로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들은 이런 것이 아닐까? 답이 없어도, 나 자신의 모순과 직면하기 두려워도. 건드려보는 모험. 현실에서 불가능하다면 소설 속에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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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진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우리도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로 한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한다고 하는 모든 것들에게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전한다.” __ 공현진, ‘우리는 숲’,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중에서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소설이 세상을 구할까? 멸망의 대기소에서도 살아야만 하는 각자에게 소설은 더 많은 기능을 할 것이다. 살아보지 못한 희망의 세계를 간접경험하고, 그 희망이 오기 전의 전쟁을 떠올리며 다가올 멸망을 바라볼 혜안을 다듬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더 끔찍한 멸망과 덜 끔찍한 멸망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감지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상상력, 그게 다 어디서 왔겠는가?
이제는 타임캡슐에 묻히거나 인류 최후의 인간에게 맡겨져 우리 모두의 사후에도 존속할 책이 내 책이 아니어도 괜찮다. 하지만 그 책이 소설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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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온유 『약속의 시대』
“엄마가 묘사하는 나라는 존재는 썩 괜찮았다. 진심으로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오냐오냐 키워 철이 없고 고집이 센 막내딸. 살아 있는 것 자체로 유세를 부리며 뻔뻔하게 가장 좋은 것을 요구하는 사람 말이다.” __ 백온유, ‘내가 있어야 할 곳’, <약속의 세대> 중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특정할 수 없다. 아버지의 고향은 집성촌이라 얼굴이 신분증이다. 권선징악을 갈망했던 그 시절의 나였다면 어떻게든 가지 않으려고 했겠지. 지금은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다. 내가 아무런 증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 동네라니, 얼마나 좋은가. 언젠가 마이애미에서 북스테이를 하려고 했는데, 마이애미 혹은 나폴리가 아닌 그곳이 유력해졌다. 잃음에 적응할 동안 내가 있어야 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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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상 『이중 작가 초롱』
“무색무취였던 말이 뒤늦게 악취를 풍겨 때늦은 앙심을 품게 했다. 그러다 다행히-계속됐다가는 유치원 시절 문방구 아주머니를 수소문해 칼을 들고 찾아가게 된다-점차 내가 남에게 했던 말 때문에 괴롭게 되었다.” ___ 이미상, ’무릎을 붙이고 걸어라‘, <이중 작가 초롱> 중에서
계간지에 실린 평론 안에 첨부된 핵심 문장과 해설을 미리 보고 (대체 뭘!) 상상한(거야?) 것보다 소설은 순한 맛이었다. 문지문학상을 받고도 젊은작가상 대상을 피할(?) 수 없었던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을 다시 읽고 행간의 의미를 느끼려면 이 스포와 덕질 들을 잊어야 했다.
그로부터 2년이라는 시간이 내게 ‘안 본 눈’을 돌려주었다. ‘모목무’의 미친 오프닝과 엔딩에 드디어 전율한다. 이 소설을 읽고 잊기를 반복하는 타임 루프라면 갇혀도 행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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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상 출판사 X 고요별서』
'1816년 여름 우리는 스위스로 여행을 갔고'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에게 영감을 준 에세이예요. 런던에서 시작해 알프스를 넘어 스위스와 프랑스까지, 여행지에서 마주한 풍경을 담은 여행 에세이입니다. 19세기의 환하고 푸른 알프스를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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